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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면 어렵지 않아요.” 보도자료
2015-07-14 10:56:26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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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면 어렵지 않아요.”

경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내 동화구연모임




동화책을 눈으로 읽을 때와 구연을 통해 들을 때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등장인물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는 소리로 듣는 동화구연은 나도 모르는 사이 동화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뜨거운 7월 매주 수요일 세 번에 걸쳐 신송초교에서는 특별한 사람들의 동화구연이 있었다.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두 분, 지체장애(*copd:만성폐쇄성폐질환)를 갖고 있는 한 분이 모여 어린이들에게 동화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더불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사업도 함께 했다.




중도에 시력을 잃은 동화 구연가 정창근 씨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고 교탁 앞으로 나오자 수군수군 아이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정말 안 보이나봐.”
“예. 저는 앞이 안보여요. 그러나 오늘 여러분에게 ‘하늘 천 따지’ 란 동화를 들려 줄 거예요.” 아이들과 시선을 맞추지 못한 채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작년 색동회에서 주최하는 제17회 ‘어른이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동화구연대회’에서 일반인과 겨뤄 당당히 대상을 차지한 베테랑 동화구연가다.
그는 2007년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암울한 시기를 이겨내고 시각 장애를 갖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동화 구연을 알게 되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센터)에 동화구연자조모임에 참석하면서 동화구연의 매력에 빠졌다. 아이들은 그의 눈 맞춤과 상관없이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고 있다.






한 편의 동화이야기는 5분에서 10분 사이에 구연된다. ‘돼지가 되고 싶은 호랑이’라는 동화로 구연을 하는 이금희 씨(45세)는 다양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단박에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할머니의 국밥을 먹고 싶은 욕심 많은 호랑이의 “아이고 내 국밥”하며 울부짖는 처절한 몸짓과 소리는 그녀의 열정적인 표현으로 더욱 실감이 난다. 아이들은 웃음으로 화답한다.
“아이들 만나는 게 너무 즐거워요. 보람도 있어요. 보이지는 않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어요.” 라며 수줍게 말한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앞을 볼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감각이 발달되어 소리로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단다. 그녀도 동화구연대회에서 3등을 차지한 선수다.




재롱이 할아버지로 자신을 소개하는 박광진 할아버지(77세)는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가진 1급 장애인이다. 7년 전 질병이 발견되기 전에는 교사경험을 살려 교회에서 고등학생을 가르쳤는데,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짐을 느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어린이에게 이야기나 들려주는 할아버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때 센터에서 동화구연자조모임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는 시각장애인에게 동화구연을 가르치고 지도하게 되었다. 동화를 각색하기도 하는데, 정찬근 씨가 동화구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하늘 천 따지’도 그의 작품이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복화술(입을 움직이지 않고 말하는 기술로써 인형이 말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을 이용해서 아이들의 생활습관을 이야기한다. 손주 재롱이가 방안에 어질러 놓는 물품들이 그의 손에 들려 아이들에게 이야기꺼리를 제공한다.
할아버지는 고무장갑에 목도리를 두르고 인형을 만들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다. 아이들은 고무장갑인형에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고 웃음을 터트린다. 자신들이 평상시 어질러놓고 벌려놓는 생화습관이 인형을 통해 듣자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소리를 지르고 부끄러워한다. 복화술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니 더욱 즐겁고 반응은 뜨겁다.
재롱이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보드판에 그려 또 다른 마술을 준비한다. 그린 그림의 눈과 입을 움직이자 아이들은 호들갑을 떨며 흥분한다. 재롱이와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바꾸기로 다짐하고 복창한다. 그의 엄지는 눈과 입이 되어 보드판 뒤에서 바쁘게 움직인다.





동화구연을 마치자 센터에서 나온 손혜진 담당복지사는 아이들에게 장애에 대한 인식변화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 주변에 장애를 가진 사람은 불쌍한 사람인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지’를 스티커로 붙여보게 했다. 많은 아이들의 손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란 곳에 스티커를 붙였다.





센터에서는 동화구연자조모임 ‘생각을 바꾸면 어렵지 않아요’을 통해 2009년부터 유치원, 초등학교를 방문해 동화구연을 통한 장애인인식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에 등록돼 있는 세분의 시각장애 동화구연가는 모두 중증장애인이다.
장애를 갖고 있지만, 동화구연에 관심이 있는 분은 센터로 문의해 보자. 더불어 센터는 다양한 자립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장애인의 자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문의 : 경인장애인자립생활센터담당자 손혜진 ☎032-511-8006

* copd :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폐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없이 기도폐쇄가 발생하여 기류의 속도가 감소하는 질환.

이연옥 I-View객원기자(yeonog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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